김명민의 팬으로서 기다리던 영화를 봤다
보면서 계속 머리를 긁적이며, 도대체 그가 왜 이 영화를 선택했을까 생각했다
그냥, 간단하게 말하자
이 영화를 용서할 수 없는 이유
1. 너무 뻔한 신파 & 눈물
박진표감독의 전작 "너는 내 운명"을 보고도 신파라 혀를 찼지만
이번 영화는 그냥 넌 봐라, 그리고 울어라다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도 나는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루게릭병이라는 소재와 아픈 남자 옆에 있는 지고지순한 여자
(거기다 여자는 장례지도사다 이 설정은 뭐냔 말이지)
이런 뻔한 세팅에서 사랑해 오빠곁을 떠나지 않아 말을 계속 한다고
그 말이 가슴에 와닿냔 말이다
차라리, 여자가 병간호하다가 지쳐서 떠나고
남자는 여자를 원망하고 그리워 하다 죽고
그 이후의 모습을 그렸으면 어땠을까
여자는 변함없이 남의 수의를 골라주고, 죽은몸을 닦으며 돈을 벌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 밥을 먹고, 섹스를 하고, 또 결혼했을거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죽은 남자를 떠올리며 술을 마시고,
미안함에 후회하며 눈물흘리는 모습
잔인할진 몰라도, 내가 보기엔 그게 진짜 사랑일지 모르겠다
2. Again & Again
영화 처음부터 손이 오그라들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어이없지만 재밌는 건, 박진표감독은 자신의 오마주를 자꾸 투영했다
대놓고 "너는 내운명"이라 하지 않나
노래를 읊조리는 장면의 반복이라든가
"너는 내운명" 매화꽃 흩날리는 장면과 겹치는 억새풀 폴폴 날리는 그 길
루게릭이란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자신의 그림을 또 답습하는 거
퇴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더 안타까운 건.
김명민의 치열한 감량과 섬세한 표정연기, 몸연기에도 불구하고
대사를 치는 내내 툭툭 나오는 "강마에"의 톤은 어찌할 수 없었다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 나오길 바랐는데,
몸과 얼굴은 바뀌었는데, 대사색깔까지 바뀌길 바랬던 건 무리였을까
영화보는 내내, 조연들의 색깔있는 연기에도 불구하고 불편했다
루게릭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섞으려다 이도저도 아닌
얼렁뚱땅 신파비빔밥이 되버린 느낌
20kg이나 감량하며 투혼을 발휘했다던 김명민이 안쓰럽다
그가 최종본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쉽다 좀처럼 영화에 대해 끄적이지 않는 내가 짜증내며 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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